Story
미-이란 분쟁에도 국제유가 안정세, 공급 충격 완화한 5가지 요인

Summary
5개월간 이어진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분쟁에도 불구하고 국제 유가는 예상과 달리 급등하지 않았다. 미국의 기록적인 증산과 중국의 수요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공급 충격을 완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 분쟁이 5개월째 이어지면서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초기 우려와 달리, 국제 유가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2008년 사상 최고치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에 머물렀으며, 이는 여러 공급 및 수요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예상 빗나간 유가 흐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 분쟁 시작 이후 분석가들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제기하며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에서 20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핵심 수송로다.
하지만 실제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약 126달러에서 고점을 형성했으며, 이는 2008년의 사상 최고가인 147달러를 밑도는 수준이다. 2월 28일부터 6월 11일까지의 평균 가격은 배럴당 101달러를 기록했고, 7월 초에는 전쟁 이전 수준인 70달러선까지 잠시 후퇴하기도 했다.
가격 급등을 막은 복합적 요인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유가 급등이 제한된 배경에는 다음과 같은 요인들이 작용했다.
Ad- 미국의 기록적 증산: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지난 4월까지 일일 생산량을 사상 최대인 1393만 배럴까지 늘렸다. 또한, 국제에너지기구(IEA)와 공조하여 3월에 4억 배럴 규모의 전략비축유(SPR)를 방출하며 공급 차질 우려를 완화했다.
- 중국의 예상 밖 수요 감소: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은 6월까지 원유 수입을 거의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였다. 중국 내 연료 수출 제한, 전기 택시 보급 확대, 석유화학 부문의 생산량 감축 등이 수요 둔화를 이끌었다.
- 공급망 다변화: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여 홍해의 얀부 항구를 통한 원유 선적을 대폭 늘렸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일부 상쇄하는 효과를 냈다.
- 풍부한 현물 공급: 트레이더들에 따르면 현물 시장에는 즉시 공급 가능한 원유가 충분한 상태다. 글로벌 유가 벤치마크 설정에 영향을 미치는 북해산 포티스유의 가격 프리미엄은 4월 사상 최고치에서 오히려 디스카운트로 전환됐다. 베테랑 트레이더인 아디 임시로비치는 "당분간은 즉시 공급 가능한 원유가 많다"면서도 "이 상황이 지속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의 '헤드라인 피로감'과 투자 심리 위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평화 협정 가능성을 여러 차례 언급하며 시장의 예상을 뒤엎자, 많은 트레이더들이 갑작스러운 시장 반전을 우려해 대규모 강세 베팅을 주저하게 됐다. 이로 인해 유가 시장의 유동성이 감소했다.
ICE 거래소 데이터에 따르면, 7월 14일 기준 펀드들의 브렌트유 선물 순매수 포지션은 약 148억 달러로, 3월 말 기록했던 6년래 최고치보다 50% 이상 급감했다. 삭소뱅크의 올레 한센 원자재 전략 책임자는 시장이 "헤드라인 피로감"을 겪고 있으며, 새로운 소식에도 가격 민감도가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옥스퍼드 에너지 연구소의 일리아 부슈에프는 "모두가 강세장을 예상하지만, 누구도 적극적으로 롱포지션을 취하지 않고 있다"고 현재 시장 분위기를 요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