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코스피, AI 랠리 후 약세장 진입…과도한 쏠림과 레버리지 '경고등'

Summary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연초 세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던 코스피가 고점 대비 25% 급락하며 약세장에 진입했다. 반도체주에 대한 과도한 쏠림 현상과 신용거래를 이용한 레버리지 투자가 변동성을 키운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기록적인 랠리를 펼쳤던 한국 코스피 지수가 급격한 반전을 보이며 약세장에 진입했다. 6월 말 고점 이후 25%가량 급락했지만, 연초 대비로는 여전히 60% 이상 상승해 올해 전 세계 주요 주가 지수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롤러코스터 장세의 원인
이번 코스피의 급등락은 AI 반도체 붐의 힘과 위험을 동시에 보여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폭발적인 이익 성장은 여전히 증시의 근간을 이루고 있지만, 두 종목에 집중된 쏠림 현상과 신용거래 급증으로 증폭된 랠리는 시장의 변동성을 극도로 키웠다.
싱가포르 인도수에즈 자산운용의 아시아 최고 전략가 프랜시스 탄은 "탐욕스러운 사람과 두려워하는 사람 모두에게 경종을 울리는 상황"이라며 "(반도체주에 대한) 노출이 변동성이 큰 게임이 될 수 있음을 상기시켜 준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쏠림'과 레버리지의 위험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이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이상에 달한다. 이는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가 S&P 500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이러한 구조는 두 종목의 주가 움직임이 시장 전체를 좌우하게 만든다.
Ad신한증권의 박우열 애널리스트는 "코스피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지수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나라보다 크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코스피 변동성 지수(VKOSPI)는 지난 6월 29일 사상 최고치인 97.99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 등 금융당국도 관련 상품 및 시장 왜곡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국인은 팔고, 개인은 샀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과 개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엇갈렸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 비중 조절 등을 이유로 올해 들어 한국 증시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약 1100억 달러를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이 물량을 받아내며 시장을 이끌었다. 개인은 6월에 42조 4천억 원, 7월 들어 14일까지 13조 2천억 원어치의 코스피 주식을 순매수했다. 7월 14일 기준 코스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8조 원으로, 사상 최고치였던 6월 24일의 29조 8천억 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CLSA의 알렉산더 레드먼 수석 주식 전략가는 "개인 투자자들이 많은 신용거래를 이용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한편, '퀀텀펀드' 공동 창업자인 짐 로저스는 "수직으로 상승한 시장은 매수하지 않는다"며 한국 증시에 대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