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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파적 연준과 유가 급등에 금값 급락…연초 상승분 대부분 반납

Summary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매파적 기조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유가 급등이 채권 수익률 상승을 부추기면서 금값이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단기적 약세에도 불구하고, 월가에서는 미국의 재정 적자 우려를 근거로 장기적인 강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긴축 기조와 에너지 가격 급등이라는 이중고에 금값이 압박을 받으며 연초 이후 상승분을 거의 모두 반납했다. 단기적으로는 금리 상승에 따른 기회비용 증가가 금 시장을 짓누르고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금의 가치를 지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리 상승 압력에 직격탄 맞은 금 시장
최근 금값 하락의 주된 요인은 연준의 강경한 통화정책 기조가 재확인된 것이다. 지난주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목표치인 2%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이 발언 이후 시장이 예상하는 9월 금리 인상 확률은 66%까지 치솟았다.
이러한 긴축 전망은 전 세계 국채 수익률 급등으로 이어졌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798%까지 올랐으며, 독일과 영국의 10년물 국채 수익률 역시 각각 15년, 16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자가 없는 자산인 금은 국채 수익률이 오르면 기회비용이 커져 투자 매력이 감소한다.
아메리칸 골드 익스체인지(American Gold Exchange)의 수석 분석가 짐 위코프는 보고서에서 "전 세계적인 채권 수익률 상승이 금 시장을 억누르고 있다"며 "금값이 주요 기술적 지지선인 20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떨어진 것도 기술적 매도 압력을 가중시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지정학적 리스크, 인플레이션 우려 증폭
최근 미국과 이란 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한 점도 금값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최근 하루 만에 각각 4.6%, 5.2% 폭등하며 배럴당 94달러와 90달러 선을 넘어섰다.
Ad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자극해 연준의 추가 긴축을 압박하는 요인이 된다. 이는 실질 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져 단기적으로는 금의 전통적인 안전자산 매력을 상쇄하는 효과를 낳는다. 호르무즈 해협 등 주요 에너지 수송로의 긴장 상태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욱 높일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요소다.
월가, 장기 강세론은 '여전'
단기적인 약세에도 불구하고 월스트리트에서는 금의 장기적인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의 막대한 재정 적자와 국가 부채 문제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창립자 레이 달리오는 미국의 재정 상황에 대해 경고하며, 달러화 가치 하락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금 보유를 추천한 바 있다.
월가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구조적 요인이 중장기적인 금값 강세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본다.
- 미국의 구조적인 재정 적자 확대
- 달러 구매력의 장기적 약화
- 각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 다변화를 위한 금 매입 지속
- 개인 및 기관 투자 포트폴리오의 낮은 금 보유 비중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미국 개인 금융 포트폴리오에서 금 상장지수펀드(ETF)가 차지하는 비중은 0.17%에 불과하다. 이 비중이 단 0.01%포인트만 상승해도 금값은 약 1.4%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씨티은행과 모건스탠리 등 주요 투자은행들도 미국의 부채 문제를 근거로 금값이 장기적으로 온스당 5,000달러를 향해 갈 수 있다는 경로를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