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미국 소매업계 지각변동: 'PB 상품'이 주류로 부상

Summary
고물가 장기화로 미국 소비자들이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자체 브랜드(PB) 상품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소비 패턴의 구조적 변화로 분석되며, 월마트 등 주요 유통업체들의 생존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미국 소비자들이 고물가에 대응해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대형 유통업체의 자체 브랜드(PB) 상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이는 일시적인 비용 절감 차원을 넘어 미국인의 소비 습관에 근본적인 변화가 시작됐다는 신호로, 주요 소매업체들은 PB 상품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는 전략적 전환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가치 소비 확산, PB 상품 전성시대
시장조사기관 닐슨IQ(NielsenIQ)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할인 유통업체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6% 성장한 반면, 일반 소매업체는 2.3% 성장에 그쳤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저소득층이 생필품을 더 저렴하게 구매하려는 '하향 구매(trade-down)'를 넘어, 고소득층 소비자까지 PB 상품을 적극적으로 선택하는 추세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과거 PB 상품에 붙었던 '품질이 낮다'는 부정적 인식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시카고의 한 주택 리모델링 업자인 빌 피터슨(61)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예전에는 홀푸드나 크로거를 이용했지만, 이제는 훨씬 저렴한 알디(Aldi)의 PB 상품을 애용한다"며 "PB 상품에 대한 낙인은 사실상 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유통 공룡들의 생존 전략: PB 강화
이러한 소비 패턴 변화에 대응해 미국 대형 유통업체들은 PB 상품 라인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는 방어적 전술을 넘어 핵심 성장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Ad- 월마트(Walmart): 2024년 300개 품목으로 시작한 프리미엄 PB '베터굿즈(bettergoods)'를 약 1,000개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월마트는 이 브랜드를 통해 고소득층 신규 고객 유치에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 알디(Aldi): 독일계 할인 매장인 알디는 올해 미국 내 180개 매장을 추가하고, 2028년까지 400개를 더 열 계획입니다.
- 타겟(Target): 전체 매출의 약 30%를 차지하는 PB 부문에서 향후 2년간 600개의 신규 식음료 제품을 추가할 예정입니다.
- 앨버슨스(Albertsons): 최근 부진한 분기 실적의 원인으로 월마트 등 가격 경쟁사에 고객을 뺏긴 것을 꼽으며, PB 상품 비중을 전체 매출의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일시적 유행 아닌 '구조적 변화'
전문가들은 현재의 PB 상품 선호 현상이 단순한 경기 순환적 유행이 아닌 '구조적 변화'라고 진단합니다. 로건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사라 헨리 매니징 파트너는 인플레이션이 "이미 예견된 근본적 변화의 가속제 역할을 했을 뿐"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인공지능(AI)으로 인한 고용 불안 등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소비자들의 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동시에 기술 발전으로 가격 비교가 쉬워진 점도 이러한 변화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RBC의 닉 모디 애널리스트는 유통업체들의 PB 강화가 "경기 순환적 기회주의가 아닌 구조적 약속"이라며, 이러한 추세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