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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개발 속도 조절론에 반도체·메모리 주가 동반 하락

인공지능(AI) 업계 주요 인사가 AI 모델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제안하면서, 향후 AI 관련 자본 지출 둔화에 대한 우려로 전 세계 반도체 및 메모리 제조업체 주가가 월요일 일제히 하락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 충격
이번 소식에 아시아 및 유럽 증시의 관련주가 즉각적인 타격을 입었다. 한국 증시에서는 SK하이닉스가 6.4%, 삼성전자가 4.1% 급락했으며, 일본의 메모리 대기업 키옥시아(Kioxia) 역시 6.4% 하락 마감했다.
유럽 반도체 주식도 개장과 함께 약세를 보였다. 그리니치 표준시(GMT) 오전 7시 10분 기준,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은 4.4% 하락했으며, 독일의 인피니언과 네덜란드의 ASM 인터내셔널은 5% 이상 급락했다. 이외에도 BE 세미컨덕터와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도 각각 4.8%, 3.5%씩 주가가 빠졌다.
'AI 속도 조절론'의 배경
이번 주가 하락은 앤스로픽(Anthropic)의 CEO 다리오 아모데이가 AI 기술 발전 속도를 조절하는 '프론티어 페이싱(pace the frontier)' 계획을 제안한 데 따른 것이다. 그의 제안은 최근 주요 AI 연구소에서 안전 문제에 대한 불만으로 핵심 인력들이 사임한 가운데 나왔으며, 샘 알트만, 일론 머스크 등 다른 업계 거물들도 이에 동조하는 입장을 보였다.
Ad번스타인(Bernstein)의 분석가들은 이 소식이 "반도체 그룹에 대한 투자 심리를 더욱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주식은 지난 6월 고점 대비 약 19% 하락한 후 회복세를 보이다 다시 악재를 만났다.
시장 분석 및 전망
특히 메모리 제조업체는 AI 투자 둔화에 더 취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의 마진 확대는 빠듯한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과 유리한 가격 책정에 크게 의존해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AI 자본 지출이 감소하면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다만 번스타인은 '속도 조절'이 반드시 '지출 둔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아모데이의 제안은 개발을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극도로 빠른' 속도에서 '다소 빠른' 속도로 전환하자는 것이며, 이는 여전히 상당한 성장률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또한, 추론(inference) 및 에이전트 AI 분야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현재 모델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도 컴퓨팅 파워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번스타인은 AI 인프라 구축 전망을 긍정적으로 유지하며 엔비디아, 브로드컴 및 반도체 자본 장비 제조업체를 선호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