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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분쟁 격화, 글로벌 정유업계 회복세에 '빨간불'

Summary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동의 원유 공급에 차질이 발생, 8월로 예정됐던 아시아 정유사들의 생산량 증대 계획이 위협받고 있다. 이는 글로벌 연료 재고 부족을 심화시키고 가격 상승 압력을 가중시킬 전망이다.
미국과 이란 간의 군사적 충돌이 격화되면서, 8월로 예정됐던 아시아 정유업계의 생산량 증대 계획이 차질을 빚을 위기에 처했다. 중동발 원유 공급망이 불안정해지면서 글로벌 연료 재고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유가 상승세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동발 공급망 위협과 정제마진 급등
미국과 이란의 분쟁으로 세계 원유 수송량의 5분의 1이 지나던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출이 급감했다. 여기에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수출을 막겠다고 위협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는 더욱 증폭되고 있다. 리서치 기관 에너지 애스펙츠(Energy Aspects)에 따르면, 이로 인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해 아시아로 향하던 하루 300만 배럴 이상의 사우디산 원유가 더 긴 항로로 우회해야 할 수 있다.
이러한 공급 차질 우려는 정유사들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을 끌어올리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의 경유 및 항공유 정제마진은 전쟁 이전 배럴당 20달러 수준에서 최근 65달러 이상으로 급등했다. 유럽과 미국의 정제마진 역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스파르타 커모디티스의 닐 크로스비 애널리스트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러시아의 수출 금지라는 이중고를 감당할 만한 정제설비가 전 세계적으로 부족하다"며 "최종 소비자의 수요를 낮추기 위해 가격이 더 올라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시아 정유사, 생산 계획 차질 우려
당초 아시아 정유사들은 3분기 글로벌 연료 생산 회복세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됐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7월 10일 보고서에서 3분기 전 세계 정유 처리량이 2분기보다 4% 이상 증가한 하루 8,16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컨설팅 업체 우드 맥킨지는 아시아 지역의 8월 원유 처리량이 5~6월의 약 2,800만 bpd에서 반등해 3,037만 bpd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Ad하지만 중동으로부터의 원유 선적이 지연되면서 이러한 회복 시나리오는 불투명해졌다. 대만의 주요 정유사인 포모사 페트로케미컬(FPCC)의 K.Y. 린 사장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8월 도착분 원유는 확보했지만, 중동 분쟁 재개로 일부 물량의 실제 인도 및 도착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의 한 정유업계 관계자 역시 7~8월 선적 물량의 지연이 예상돼 생산량 증대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의 역할과 서구의 한계
공급 부족분을 메울 수 있는 잠재력은 중국이 가장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대규모 원유 비축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6월 기준 정제설비 가동률이 58%에 불과해 생산을 늘릴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우드 맥킨지는 중국의 8월 원유 처리량이 6월(1,263만 bpd)보다 증가한 1,396만 bpd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미국과 유럽의 정유사들은 이미 가동률이 최고 수준에 근접해 추가 증산 여력이 거의 없다. 에너지 애스펙츠의 라울 칼자다 애널리스트는 "정유사들이 기록적인 가동률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기록적인 정제마진을 활용하기 위해 3분기 생산량을 극대화하고 있지만, 글로벌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